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6개월…법정 구속

김광호 / 기사승인 : 2021-01-18 15: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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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2월 집행유예 석방 이후 3년여만에 재구속
재판부 "준법감시위 실효성 기준 충족했다 보기 어려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 제공으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18일 뇌물공여·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약 3년여 만에 재구속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2년6개월 형기를 다 마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기까지 350일간 형을 살았기 때문에 남은 형기는 1년6개월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묵시적이긴 하나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다"며 "이러한 모든 사정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실형 선고 및 법정구속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재판 초기에 "양형 사유로 반영하겠다"며 삼성 쪽에 권고한 준법감시제도에 대해서도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위험에 대한 선제적 위험 예방과 감시까지는 이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삼성 준법감시제도가 그 실효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이 사건에서 양형 조건으로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동안 파기환송심에서는 이 부회장의 혐의별 유·무죄 판단이 아니라 이 부회장에게 얼마의 형이 내려질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런 관점에서 이 부회장 측이 재판부 권고에 따라 지난해 2월 출범시킨 '준법감시위원회'가 양형에 미칠 영향은 파기환송심의 핵심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 3명을 지정해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점검했고, 이 제도의 실효성이 인정된다면 이 부회장에 대한 감형 요소 중 하나로 삼을 수 있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특별검사는 "삼성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적인 재범 방지 수단이 아니고, 이 부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박 전 대통령 측에 적극적으로 뇌물을 줬다"면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또 2019년 8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집행유예가 선고됐던 항소심 때보다 뇌물·횡령 인정 액수가 각각 50억 원가량 늘어났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강압에 못이겨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고, 횡령했던 회삿돈도 모두 변제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부회장도 최후 진술에서 "범행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깊이 뉘우친다"며 "(삼성을) 모두가 철저하게 준법감시의 틀 안에 있는 회사로 반드시 바꾸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측근 최서원 씨 측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묵시적 청탁'의 대가로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지원 용역대금과 말 세 마리,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지원금 등 298억 원가량의 뇌물을 건네고 이를 위해 삼성전자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7년 2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89억여 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말 세 마리의 소유권이 최 씨 측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뇌물공여·횡령액을 각각 36억 원 가량만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2019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말 세 마리(34억여 원)와 영재센터 지원금 16억여 원도 박 전 대통령 측에 대한 뇌물로 인정하고,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14일 대법원에서 확정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판결에서도 삼성그룹이 제공한 뇌물액은 86억여 원으로 인정됐다.

유피아이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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