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보호구역의 역설…판다 늘고 늑대·표범 사라졌다

관리자 / 기사승인 : 2020-08-13 1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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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최신호 "판다 보호 노력, 모든 종에 효과적인 것 아냐"
판다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다른 포유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나무에 엎드려 쉬고 있는 판다. [셔터스톡]


지난 3일 발간된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Evolution)' 최신호에는 베이징대학과 스미스소니언 보존생물학연구소가 공동 주도한 연구 논문 '대형판다를 아우르는 육식동물 분포범위의 퇴보(Retreat of large carnivores across the giant panda distribution range)'가 실렸다. 해당 논문은 중국 내 판다보호구역 설치로 판다의 개체 수는 늘었으나 표범, 눈표범, 늑대, 승냥이의 개체 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판다보호구역 66곳을 포함한 73개 구역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중국에서 1963년 처음으로 판다보호구역을 설치한 이후, 판다의 개체 수는 점점 늘었다. 2016년에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판다를 '멸종위기종'에서 위기 등급이 낮은 '취약종'으로 조정했을 정도다. IUCN은 현재 중국 내 판다보호구역이 있는 쓰촨(四川), 산시(陕西), 간쑤(甘肃)지역에 500~1000마리의 성체 판다가 살고있다고 추정한다.

반면 연구진은 판다보호구역을 처음 설치했을 때와 2018년을 비교했을 때 이곳에 서식하던 표범 81%, 눈표범 38%, 늑대 77%가 사라졌으며 승냥이의 수는 무려 95%가 줄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들 개체 수가 줄어든 이유를 판다보호구역의 면적 때문이라고 봤다. 판다보호구역은 약 300~400km²로 구획돼 있다. 판다 한 마리를 보호하는 데에는 13km²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공간이다. 하지만 표범 등 4종의 육식동물에게는 평균 100km²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들이 사냥하는 등 생존하기 위해서는 판다보다 최소 7배는 넓은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좁은 곳에서는 이들이 밀렵꾼들에게 포획되거나 질병에 걸리기 쉽다.

또한 자연 포식자인 이들이 사라져 천적이 없어진 사슴 등이 야생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했다.

중국에서 판다는 '우산종'으로 알려져 왔다. 판다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우산처럼 펼쳐져 다른 종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판다 보호에 초점을 맞춘 보존 노력이 모든 종과 생태계에 효과적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앞선 네 종류의 동물이 살아남기에 판다보호구역은 너무 좁다"면서 "판다보호구역에서 대형 육식동물을 포함, 모든 종을 위한 정책을 함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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